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 모교 특강

산청시대 2021-04-15 (목) 11:40 2년전 1863

“지리산·남명·천혜 자연 바탕으로 동량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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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유 전 총장


덕산초등학교(교장 최순옥)가 1일 자로 개교 10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덕산초등학교 총동창회(회장 정태종, 재부산 시천면향우회장)는 지난달 31일 오전 모교 체육관에서 ‘졸업생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총동창회는 이날 덕산초 40회 졸업생인 김선유 전 진주교육대학교 총장을 초빙해 특강을 진행했다. 김 전 총장은 ‘지리산과 남명’을 주제로 특강을 이어갔다.
이날 ‘졸업생과의 대화’ 시간에는 덕산초 5~6학년생 28명이 자리 띄우기를 하면서 참석해 1시간 넘게 진행된 김 전 총장의 특강을 경청했다.
시천면 내공리에서 태어난 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은 덕산초등학교를 나와 마산에서 학업을 이어갔으며, 진주교대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교직에 몸담아 제6대 총장을 역임했다.
한편 1921년 개교한 덕산초등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수백명에 이를 정도로 지역 명문 학교로서 이름을 날렸으며, 지금은 농촌인구 감소로 인해 전교생 90여명이 재학하고 있다.
다음은 김선유 전 총장의 특강 내용의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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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초 개교 100주년 ‘졸업생과의 대화’
사람은 무엇이 되느냐? 어떻게 사느냐? 중 어디에 목표를 두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무엇이 되느냐?’는 모든 것을 자신의 이로움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삶의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어떻게 살아야 바르게 사는가’를 먼저 생각한다. 사람이 반듯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야 하며 주변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야 한다. 이 ‘자존심’과 ‘자부심’이 ‘자신감’으로 승화되어 적극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삶이 되는 것이다.
나는 지리산이라는 대자연과 남명 선생의 실천 유학 정신, 산물이 풍부한 덕산 사람의 근면·성실함을 자랑스러워하며 이를 자부심으로 살아왔다. 우리는 모두 이런 곳에 함께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의 고향, 덕산의 좋은 점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어떻게 살아야 바르게 사는가’를 생각
첫째, 지리산은 그 웅장한 자태로 우리를 지켜주고 보듬어 주는 우리나라 최고 명산이다. 백두산에서 발원한 백두대간 종착지로 산이 높고 산세가 깊어 누구나 포근하게 감싸주는 지리산은 장엄한 대서사시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런 지리산을 자랑스러워하며 늘 고마움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남명 선생께서도 지리산을 바라보며 자신의 큰 뜻을 세우셨듯이 우리도 우리의 기상을 키울 수 있게 장대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지리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지리산 바라보며 우리의 기상 키워야
두 번째로 강직한 기상과 강렬한 비판 의식을 가진 재야 사림의 대표이신 남명 조식 선생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남명 선생은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사회 개혁을 주장하며 ‘의’를 보고 ‘행’하지 않는 위선을 타매(唾罵: 침을 뱉어가며 꾸짖는 일)하고 진정한 선비 사상을 ‘지행일치’, ‘실천 유학’에서 찾아야 한다고 교육하고 실천하셨다.                             
1561년 장엄한 지리산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덕산에 산천재를 지어 강학하며 큰 뜻을 펼치자 한양의 선비들까지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관직 제수와 사직을 반복하시고, 상소문 ‘무진 봉사’에서 ‘서리 망국론’을 펴기도 하는 등 앎과 실천을 늘 함께하셨다.
남명 선생은 ‘수기치인’, ‘실천궁행’, ‘경의협지’의 삶을 사시다가 1572년에 덕산에서 돌아가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제자들에게 ‘언행일치’의 삶을 보이셨다.
1572년 남명 선생께서 돌아가신 후 20년이 지난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나라가 풍전등화에 내몰렸을 때 경상우도에서 의병 활동이 가장 활발하였으며, 그 중심에는 곽재우, 정인홍, 김면, 조종도 등 남명 선생 제자 50여명이 의병장으로 출정해 스승인 남명의 가르침을 실천했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

‘언행일치’의 삶을 사셨던 남명 선생
마지막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물산의 풍부함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덕산 사람들은 지리산이 내린 천혜의 자원으로 곶감, 딸기, 꿀, 관광자원 등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만큼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으니, 열심히 일하는 것이 몸에 배게 되었다. 그 결과 덕산 사람들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맑은 정신과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게 된 것이다.

천혜 자원 아래 열심히 일하는 덕산사람
부모나 고향이나 자기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여러분들은 분명 덕산 사람이다. 행복하게도 웅장한 지리산이 내리는 큰 그림을 마음에 품을 수 있고, 남명 선생이 선사한 실천 유학 정신을 새길 수 있으며, 덕산이라는 자연이 준 부지런함 등은 여러분들이 본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느냐?’에 삶의 목표를 두고 마음에 새기며 살기를 바란다. 훗날 여러분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국가 사회를 빛내는 동량으로 성장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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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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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종 총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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