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강 시단] 기도

산청시대 2021-05-13 (목) 10:09 2년전 1963


벚꽃이 지고 새잎이 돋아난 잎새달
갑자기
집 앞 학교운동장에 천막이 드리우고
방역복 입은 사람들이 흐린 공기 속을 오간다

아이들, 학부모들. 선생님들......
다들 상기된 얼굴로 맥없이 줄을 서 있다
거리두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간격이 낯설기만 하다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학교운동장
아이들의 웃음소리 넘실거리던 학교운동장이
순식간에 총칼 없는 전쟁터 같다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은다
코로나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소서
이 나약한 사람들을 부디 지켜주소서

그 어느 절대자를 향해
그 어느 신을 향해 두 손을 모은다
부디 이 간절함이 가 닿기를

e0d0d7c65d336baeddd0b4f2e80762f7_1620868
​김태근 / 시인, 시 낭송가


이전글  다음글  목록
정치
자치행정
선비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