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한탕주의

산청시대 2016-10-21 (금) 11:37 7년전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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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호 / 남명학연구원 사무국장

 

최근 여론의 초점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른바 한탕주의의 일면을 잘 보여준다. 현직 검사장급 인사가 구속이 되고, 부장검사를 비롯한 유력 인사들이 돈에 연류 되어 구속되거나 세인의 비난을 받고, 심지어 전직 장관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까지 비리로 구속되거나 조사 중이다. 돈 되는 일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혈안이 되어 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이나 예의도 없는 한탕주의가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신분이나 경제적 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고위 공직자나 변호가가 일확천금을 꿈꾸고 비리를 저지르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이다. 일반 서민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고위공직자나 변호사가 법을 무시하고 한탕주의를 저질렀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가 도를 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것도 개의치 않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해졌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조차 저버리고, 돈만 있으면 된다는 한탕주의에 눈이 멀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탕주의의 근원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순에서 기인하겠지만, 총과 탱크를 앞세워 정권을 찬탈한 군인들의 책임이 크다. 권력에 눈이 먼 일부 군인들이 목숨을 건 한탕주의로 정권을 잡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그것도 모자라 셀 수도 없는 돈을 착복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정의롭게 살 의욕을 빼앗아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일반인들을 말할 것도 없고 공무원, 교육자를 비롯한 이 사회의 중추적인 인물들까지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한탕주의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한탕주의는 악순환을 자초하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다. 은행원이 고객이 예탁한 돈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다가 탕진을 하고, 교수가 논문을 표절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교사가 돈을 받고 학생의 내신 성적을 조작해 주고, 학생은 부정행위를 조직적으로 저지르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교사를 믿지 못하면 누구에게 아이들의 교육을 맡길 것이며, 은행원을 믿지 못하면 예금을 어디에 맡길 것인가?    

 

그러면 이러한 한탕주의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상식적이긴 하지만 돈이면 다 된다는 배금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의 삶에서 돈으로 상징되는 물질은 삶의 기반이기는 하지만, 돈이 삶의 전부일 수는 없는 것이다. 돈이 삶의 전부가 아닐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자기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돈이면 다 된다는 한탕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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