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죽음의 미학(美學)

산청시대 2021-08-13 (금) 00:27 2년전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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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석 / 한국 국전작가회의 이사장

죽음은 영혼의 소멸이 아니고 현세에서 영적 세계로 옮겨가는 것이다. 죽음은 멸락(滅樂)이라고 한다. 현세의 자기 존재가 없어지고 새로운 영적 세계로의 시작은 슬픔이 아니고 오히려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영적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혼이 새로운 세계로 이사 가는 날이기 때문에 미지의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죽음에 대한 공부를 해 두는 것이 마음에 안정을 얻는 길이고 합리적이라 하겠다.

나도 한때는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이 변했다. 여러 사람의 경험담을 듣기도 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4번을 죽었다가 깨어난 경험이 있다. 12살 때 몸이 쇠약하여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소변을 하다 쓰러져 죽은 것이다. 나의 영혼은 큰 강둑을 가로질러 건너고 있었다. 강 건너 마을로 가는 길은 일직선이고 강 건너에는 즐비한 기와집이 안개 속에 잠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 아름다운 경치를 보다가 발을 잘못 디뎌 물에 빠져버렸다. 그때 놀라서 깨어난 것이다. 옆에는 어머니의 울음소리와 형님 누님 울면서 나를 바라보고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눈을 뜨자 가족들은 살았다고 소리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내가 아는 지인도 나와 같은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영계와 소통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신비로운 사후세계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체험을 통해서 알 수 있고 영혼의 세계는 파동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새로운 영적 세계를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물질세계가 아닌 영의 세계는 순수한 삶에서 여러 이웃이 생긴다고 한다. 현세의 생활이 사후에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자살한 영혼은 구원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세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좋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사후에도 좋은 곳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현세에서 사후준비를 잘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영혼이 나비로 나타난 것을 보았다. 80년대 초 장모님이 별세하셔서 관을 옮기려는 순간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관에 앉았다. 운구를 하여 묘지에 도착하자 그 나비는 다시 날아와 관에 앉았다. 그 기이한 사실을 종 동서인 송 복근 씨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도 다른 장례식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고 했다. 사람이 죽음 직전이 되면 먼저 별세한 가족이 보이기도 하고 다른 귀신도 보이는 현상도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어머님께서도 별세하기 전 “외할머니께서 오라고 한다.” 하시고 여러 영혼을 만났다는 말씀을 하셨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는 임사(臨死) 체험자들의 말에 의하면 영혼이 유체이탈을 해서 자기의 육신을 내려다보는 경험을 하고 다시 살아나 그때의 기억을 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다가 미국에 갔는데 한국의 환자가 미국에 나타나 하직 인사를 했는데 귀국해서 보니 그때 나타난 그 사람의 죽은 시간이더라는 것이다. 어느 등산객은 높은 산에서 추락할 때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나와 떨어지는 자기를 바라보았다는 체험자도 있다고 한다. 엄청난 충격이 있을 때 영적인 현상으로 육체를 이탈하는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연세가 들면 죽음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학생이 시험 준비하듯 죽음 준비를 해야 죽을 때 빈손이 아니고 보이지는 않지만 죽음 가방에 중요한 것을 챙겨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고 중요한 복주머니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저승에 가면 나쁜 사람은 나쁜 사람들과 만나고 좋은 사람은 좋은 삶들과 만난다고 한다. 그 자체를 천당과 지옥이라고 하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최면을 통해서 전생을 체험한 수천 건의 사례를 기록해 놓았다고 한다. 어느 나라에서는 어린아이가 악몽을 꾸면서 하는 말을 조사해보니 전쟁에서 비행기 조종사가 하는 전문용어였고 죽은 조종사가 다시 태어난 것이고 전사자 이름에 있었다고 한다.

죽음은 이 세상과는 영원한 이별이고 이성과의 단절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은 죽음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세계로 옮겨 간다는 것을 알아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가 커지고 웰빙시대라고 하지만 웰다잉이 더욱 중요해졌다. 인생의 마지막 길을 아름답게 장식하려면 죽음과 사후의 일 처리까지 정리하고 장례까지 정해야 웰다잉이 된다고 하겠다. 요즈음은 화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화장 후 산에 묘를 쓰는 경우와 납골당에 안치하는 것과 산에 뿌리기도 하고 공원묘지에 또는 사찰에 안치하기도 한다. 수목장이나 강에 뿌리기도 하고 해양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보석을 만들어 보관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모든 장례를 생전에 유언으로 남기고 자식들은 유언에 따라 실행하는 사람이 많다.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떠나는 길에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영적 세계로 이동하면서 후회 없이 준비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일 것이다. 따라서 죽음의 미학은 반드시 공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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