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원지·단성 상습 침수지, 택지 조성으로 주민 피해 줄였다

산청시대 2022-03-31 (목) 00:09 2년전 1530

장근도 전 산청군 기획감사실장의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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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단성면 침수지역을 개발해 만든 택지

손때 묻고 정들었던 산청군청을 떠나 온 지 8년이나 됐다. 37년 근무, 세월은 유수와 같다던가. 정말 그렇다. 재직 당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야기가 있었다. 군청 공무원의 관외 거주다. 다수 산청군민의 화두이기도 하다. 산청군에서 급여를 받으며 관외로 출퇴근을 하고, 퇴직 후에는 진주로 떠난다는 것이다. 위축된 상권회복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지장을 준다는 말이다. 공무원에 대한 볼멘소리와 원성을 너무나도 잘 안다. 필자는 지금 다수 군민의 바람과 근무 중인 후배 공무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금서면에 정착하고 있으며, 지역주민과 어울려 즐겁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공무원 관내 거주 유도 위해 금서면 정착

지난해 금서공단 내 옛 구니카 물류 창고 터에 느닷없는 산업용 펠릿 공장의 입주 계약 체결되었다. 국수 제조기업 동명식품 바로 옆이다. 산청군을 상대로 10여 차례 시위와 경남도 행정심판 과정을 동명식품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지역주민 불신과 갈등이 매우 컸던 사건이다.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 다행히도 이 사건은 산청군수와 부군수의 진심 어린 이해와 관심 속에 잘 매듭지을 수 있었다. 경남도 행정심판위원 전원 합의로 펠릿 공장은 입주 취소가 되었다.

동명식품 옆 펠릿 공장 반대 시위 나서

문제가 된 펠릿 공장도 동명식품이 매입했다. 박재동 회장의 베풂에서 비롯된 통 큰 결정이다. 이로써 그간의 반목과 갈등이 깨끗이 마무리되었다. 이 과정 전반에 걸쳐 해결에 도움을 주신 지역 여러 의원과 군민께도 감사드린다. 산업용 펠릿 공장 입주 계약은 2023년 세계 전통 의학 엑스포 추진 등으로 활기찬 군정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었다. 군민의 화합에도 큰 해를 초래했다. 관련 공무원의 독선적 업무 처리의 결과다.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란다.
산업용 펠릿 사건 진행 과정에서 필자도 상처를 입었다. 지인의 오해로 내뱉은 비난이 원인이었다. 다시금 품격 있는 말의 중요성을 느낀다. 어떤 사람도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 필자 역시 신중을 다짐한다. 

펠릿 공장 처리 비난받아‥깊은 상흔

재직 시 보람된 일들이 떠오른다. 고 권순영 군수 재직 당시의 일이다. 87년 셀마 태풍 때 원지와 단성면은 상습 침수 지역이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된 대나무밭 4만여 평을 제거했다. 이 과정에서 대동아파트 부지 등 택지 조성이 이루어졌다. 또한 생초면 갈전, 신안면 후천, 단성면 방목의 하천 퇴적물 제거로 유수 소통에 의한 수해 위험 일소로 삶의 터전에 위협을 느끼며 크게 동요하는 집단 민원을 해소함에 기여했다.
또 지리산 화이트 샘물 공장을 유치 건립하여 제3 섹터 사업으로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어 산청군 경영 마인드 제고와 친환경 이미지 홍보에 크게 기여는 물론 매년 수질 개선 부담금 등 세수 증대에 이바지하게 되었다. 고 권순영 군수는 조용하면서 성과를 많이 낸 탁월한 행정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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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농공단지 전경

원지 택지 조성·샘물 공장 건립 등 성과

현 이재근 군수와도 근무했다. 산청군은 지리산 국립공원, 수변구역, 진주 광역 상수원 등으로 개발제한구역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 2009년 관리지역 세분화 시 개발이 용이한 계획관리 지역을 경남도 최고로 지정하여 아파트 건립 기업체 유치, 건축행위를 가능하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산청읍 관문 사업도 있다. 산청 1급 정비공장 주변의 돌출된 산과 저지대 전답, 세천을 ‘산청 로직스 국가사업’으로 국비 200억원을 들여 정비했다. 도로 선행 개선과 택지를 조성하여 현 보건 의료원, 소방서 부지와 주변 정주 공간을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산청 호국원 사업은 지역주민의 극렬한 반대 속에서 기존 호국원 견학과 지속적인 설득으로 남사마을에 건립했다. 호국영령을 모시게 된 것을 큰 보람으로 느낀다.

계획관리지역 경남 도내 최고 완화

또 전국 노사문화 선진화 대책을 수립, 안전행정부의 시책사업으로 채택되었다. 노사 경쟁력 강화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어 일본 최고의 엘리트 양성기관인 마스시타 정경숙 등 선진 교육시설 견학과 시상금으로 산청 휴양원(삼장면 홍계 소재)을 건립하여 후배 공무원의 여가 선용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비 확보로 금서 2농공단지와 산업1, 2단지 조성, 산엔청복지관을 건립했다. 산청읍 금서면, 신안면 아파트, 래프팅 도입, 홍화원, 진산푸드, 한국항공우주산업 3공장 등도 적극적인 활동으로 유치했다. 이재근 군수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동료들과 재미있게 일군 성과들이다.

격무 직원 승진 등 동기 부여 미흡 자성

아쉬운 소회도 있다. 맡은 업무에 대한 지나친 애착과 집념으로 동료 직원들에게는 격무와 부담만 주고 승진 등의 동기 부여가 미흡했다. 지금도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타 시군에 있는 골프장을 유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향후 추진 시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 앞으로 삶의 계획으로 둔철산에 돌배나무를 재배 중이며, 이를 잘 가꾸어 건강식품 등을 만들어 공급할 것이다. 또 좋은 사람들과 운동하고 소주잔 기울이며 즐겁게 보낼 것이다. 필자는 재직 시절부터 향토 장학금으로 매월 10만원씩을 기부해 왔다. 봉사 기관이나 단체에도 조금씩 애정을 보태고 있다. 향토 장학 사업에 대한 관심은 계속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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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도 / 전 산청군 기획감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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