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강 시단] 산 같은 사람

산청시대 2022-06-09 (목) 00:54 1년전 1103

산 같은 사람

 

뒷모습만 봐도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있다
힘들다 하소연하지 않아도
벌레 먹은 풀잎처럼 상처 난 마음을 보듬어준다
작은 나를 큰 사람이라 말해주며
날개형 인맥이 되어 주는 사람이 있다

진흙 속에서도 피어나는 연꽃으로 살아가라며
‘연당’蓮塘이라는 아호를 선사해준 사람
언제나 “연당”하며 따뜻하게 불러주시며
붓끝으로 세상사 희로애락 다 품어준다

낮은 곳에 있어도 가장 높은 사람
가진 것이 없다 겸손하지만 다 가진 사람
내 아버지의 먹내음을 닮은 사람
차 한잔을 나누기만 해도
가을 들녘처럼 마음이 넉넉해진다
뒤를 따라 걷기만 해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나도 누군가에게 산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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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근 / 시인, 시낭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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