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착한 식당 좋은 밥상

산청시대 2022-06-09 (목) 00:57 1년전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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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식 / 산청한방약초축제 집행위원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년 반 만에 감기 같은 감염병으로 취급되면서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 대부분의 식당가는 물 만난 고기처럼 생기가 돌고 있다. 코로나로 가장 많이 타격을 입은 업종도 식당이지만 가장 많이 달라진 곳도 식당이다. 그사이 대부분 퍼지고 앉아 먹는 식탁에서 의자 있는 식탁으로 바뀌고, 술잔 돌리는 관행도 퇴출되었다. 앞접시에 덜어 먹는 문화가 자리 잡아 가면서 위생 관념이 높아진 것도 좋은 일이다. 나쁜 코로나가 모두를 힘들게 했지만 이런 면에서는 좋게 한몫을 한 셈이다.

코로나 때문에 식당의 외형문화는 바뀌었지만 정작 개선되어야 할 밥상 차림의 형태는 그대로인 것이 참 아쉽다. 이제 만 원짜리 한 장으로 점심 한 끼 식사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서민들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때를 계기로 식당 주인이나 손님이 모두 공감하는 새로운 음식문화를 만드는 것이 선진사회로 가는 혁신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런 말을 가끔 듣는다. “그 집에 상만 비좁지, 먹을 게 없더라”, “그 집 남은 반찬은 다 어떻게 할까?” 사실이 그렇다. 그렇다면 이런 밥상 차림에 대한 답은 없는 것일까?. 식당은 비용 적게 들고 이익되는 밥상, 손님은 비싸지 않아도 먹을만한 밥상이 답의 근원이 될 것이다. 곧, 소박하지만 궁합이 잘 맞는 밥상이다. 한정식이라면 반찬이 골고루 갖추어야 할지 몰라도 메뉴가 정해진 탕, 조림, 국수, 퓨전요리 같은 경우는 그 메뉴 속에 여러 재료가 충분히 들어있기 때문에 반찬이 많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데도 상이 비좁도록 이것저것 차려 내 온 밥상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솜씨에 자신이 없으니 모양만 갖춘 느낌과 함께 메뉴 본연의 맛에 집중하지 못하고 남긴 반찬을 어찌 처분할까 하는 의구심과 걱정이 앞서게 된다. 이제는 음식도 치장보다는 실속으로, 양보다는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가 되었다.

잘되는 집은 특별한 데가 있다. 소박하고 깔끔하고 궁합이 잘 맞게 차린 건강한 식단이다. 주메뉴와 반찬은 보완관계이다. 소비자도 너절한 반찬 숫자나 모양새로 음식점을 선택하는 수준은 넘어서야 한다. 깔끔하고 궁합이 잘 맞는 식단으로 손님을 정성껏 맞아보자. 재료비, 인건비. 시간이 절약되고 버리는 음식물로 인한 환경훼손도 줄여서 알맞은 가격으로 착한 식당, 좋은 밥상을 만들자. 소비자도 착한 식당과 좋은 밥상에 행복해하며 큰 박수로 호응할 것이다. 콘셉트가 달라진 착한 음식문화가 하루빨리 자리 잡아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의 격조가 한 단계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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