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정유년 닭띠 해를 맞아

산청시대 2017-01-06 (금) 13:24 7년전 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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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수 / <본지> 편집고문(재부산청군향우회 고문)  

 

옛날 어느 서당에서 훈장님이 제자들을 모아놓고 수수께끼 같은 질문 하나를 던졌다. “이 세상에는 수만 자의 한문 글자가 있는데, 그 중 우리 인간생활에서 가장 소중하다 생각되는 글자를 한 글자만 뽑으라고 하면 무슨 글자를 뽑겠느냐?”고 하는 것이었다.
제자들은 제각기 생각한 것을 한 자씩 발표하였다. 그리하여 이를 모아놓고 훈장님이 좌장이 되어 함께 토론하며 논의하였다. 그 결과 마침내 ‘정성 성’(誠)자가 뽑히었다. ‘정성 성’은 ‘말씀 언’(言) 옆에 ‘이룰 성’(成)이 붙어 합성된 글자로 ‘성실할 성’자라고도 한다. ‘모든 것을 지극 정성으로 행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 병신(丙申)년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통령 탄핵사건까지 발생함으로써 온 나라가 혼돈과 답답함과 울분과 수치로 얼룩진 한 해가 되었으니, 역사상 미증유의 불행한 사태를 연출하고 말았다. 그러나 2017년은 붉은 닭띠의 해 정유(丁酉)년을 맞게 되었다. 닭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며, 빛이 도래할 것을 미리 알려주는 유익하고도 신령스러운 동물(새)이다. 인간에게 ‘예지’(叡智)와 ‘여명’(黎明), ‘부활’(復活)을 통하여 깨우침을 가져오게 한다. 때마침 우리는 어둠속에서도 만물과 영혼을 깨우는 닭의 해를 맞았으니 결코 좌절하지 않고 희망과 용기를 가져야 하겠다.

 

닭은 ‘다섯 가지 덕’(문, 무, 용, 인, 신)을 가진 동물로 사랑을 받아왔다. ▲머리에 벼슬을 이고 있는 것은 선비(文)의 모습이요, ▲발이 빠른 것은 용맹스러운 사나이(武)의 기상이며, ▲적의 앞에서 용감히 싸우는 것은 씩씩함(勇)의 모습이요, ▲먹이를 보고 서로 알리는 것은 어진 마음 (仁)의 표현이요, ▲밤을 지켜 때를 잃지 않은 것은 믿음직함(信)을 보여준다.
특히 먹이가 생겼을 적에 자기 혼자서 먹어치우려 하지 않고 ‘구구’ 하고 소리를 질러 동료들을 불러 모아 사이좋게 나누어먹는 것을 볼 적엔 오늘날 우리 인간사회에서 자기 욕심을 앞세워 부(富)를 축적하려 날뛰는 이기주의적인 행태와 비교하게 되어 낯 뜨거움을 느끼게 되지 않은가.

 

닭띠의 해를 맞아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겠는가? 차마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놓기’를 일삼다가 한 해를 보내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모름지기 닭의 아름다운 덕성을 본받아 매사에 삼가고 조심하며, 나날을 성실하게 살아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붉은 닭의 해 정유년 새해를 맞아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만인에게 꾸준히 봉사하는 삶을 살다가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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