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강 시단] 제비

산청시대 2017-07-15 (토) 12:17 6년전 1681

제비

 

새파란 앳된 곡예사
후터분한 긴긴 해 깔고
우주의 신비를 푸느라
식음 잊은 채
품고 돌아가며
불러보고 얼린다.
 
꽉 찬 사랑둥지
본능이 발휘되는, 원추리
꽃잎 같은 다섯 입에
어둠가면 개울물 되어
화살같이
중앙에 입 맞추고
회전하는 그 순간

난간에
꽁무니 내미는 미물
섬광처럼 소름일 때
찰나에,
배설물을 낚아채는
윤기 없는 깃털
작아진 몸체에
무논에 비린
어머님이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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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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