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강 시단] 산청에 살며

산청시대 2017-07-15 (토) 12:20 6년전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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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에 살며


사람들, 왜 산청에 사느냐 묻는다.
하지만 난, 그냥 웃지요.

산이 좋아 웃고,
물이 좋아 웃고,
푸른 하늘 떠도는 뭉게구름 보며
간들간들 한가히 누워 아, 좋다!

해 지는 들녘에 앉아
숲으로 깃드는
산새들의 날개짓 보며 웃지요.

그러면 사람들은 또
그 촌에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 묻는다.

그럼 난, 뭐가요? 그러고는 또 웃지요.

경운기 앞세우고 논밭을 갈다가
반가운 얼굴이 지나면
풋 고추에 막걸리 한잔 권하며
환하게 웃는

느릿느릿, 그 여유로움이 보기 좋아 웃고

한여름 정자나무 아래 모여
도란도란 환하게 웃는
이웃들의 순박한 모습 보며
그래, 그래…….
여기 사람이 사는 구나.

한 폭 수채화 같은 그 모습에 웃고

아! 이곳,
산청에 살며
산청에 살며
나는

산과 하늘을 닮은
곱디고운 사람들이 좋아 웃지요.

 

 

김종우 / 시인, 필봉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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