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는 지리산 천왕봉을 53번만 올랐을까’

산청시대 2017-01-06 (금) 18:17 7년전 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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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번째 천왕봉 오른 최수덕씨

 

산청초등 53회 동창들과 53회 등정 계획
중학교 때 오른 천왕봉 200회 넘게 등정
“중산리 최단거리 등정코스 널리 알려야”

 

2016년 한 해 동안 국립공원 지리산 천왕봉을 53번 오른 등산애호가가 있다.
주인공은 지리산 아래 산청군 산청읍에 살고 있는 최수덕(62)씨.
최 씨는 한해가 저물어가는 지난 29일 초등학교 동창생 6명과 53번째 마지막 산행을 마쳤다.
이번 산행에서는 천왕봉을 배경으로 인증을 위한 팻말도 마련했다.

팻말에는 산청초등학교 53회 동기회 축하 산행 동반자 명단(하동근, 윤경복, 오재봉, 신성수, 백기홍, 노재호)이 적혀 있었다. 이들 가운데 하동근(전 iMBC 사장) 친구는 서울에서 내려와 동참했다.
이들 일행은 전날인 28일 오전 산청읍을 출발해 지리산 중턱 법계사에서 1박을 하고, 29일 아침 7시 천왕봉 등정을 시작해 9시께 도착한 뒤 중산리로 하산했다.
왜 하필이면 53번일까.
기자는 최 씨와의 전화통화로 그 궁금증을 풀었다.
최 씨는 현재 고향인 산청읍에서 산림환경기술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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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3번째 천왕봉 등정을 했다. 소감은.
“항상 산에 오를 때마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가진다. 지리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 아쉽게도 이번 산행에서는 천왕봉에 눈보라가 휘몰아쳐 그런 풍광은 느낄 수 없었다.”

-53번을 목표로 한 이유가 있나.
“인터넷 트랭글에 지리산 등정 기록을 올리다 보니 수년간 계속해서 1위를 하게 됐다. 그러다 초등학교 동기들과 가끔씩 같이 다니면서 매주 한 번씩 천왕봉을 갈 계획을 세우게 됐고, 그러면 한해 52번인데 우리가 산청초등학교 53회니까 올해는 53번을 가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해서 이렇게 됐다. 당초 특별한 목적을 두고 한 것은 아니었다.”

-올해 등산에 참여한 인원과 일정은.
“주로 혼자서 산행했다. 중산리에서 법계사 거쳐 천왕봉을 오르는 당일치기 코스가 일반적이다. 또 대원사나 세석평전 코스, 지리산 종주를 거쳐 천왕봉을 오르기도 한다. 목적지는 항상 천왕봉이다. 이번 산행은 올해 마지막이라서 친구 6명이 동행했다.”
-지리산 등산은 언제부터 했나.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형님이 여름방학 때 배낭을 꾸려 지리산을 가는데 따라 다닌 것이 시작이 됐다. 그리고 이후 천왕봉을 자주 오르내리게 됐다. 그런 것이 40~50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천왕봉은 몇 번이나 올랐는지.
“40년 넘게 등산을 했지만 온전한 기록은 없다. 다만 사진 등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만 140~150회 정도다. 아마 200번은 넘게 천왕봉에 올랐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리산은 자주 찾을 만한 매력이 있나.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이고 지역이 방대해서 여러 경치를 보고 감상할 수 있다. 지리산은 암봉과 능선, 폭포, 계곡 등등 죽을 때까지 모두 체험을 다 못할 정도로 범위가 넓다. 지역이 넓으니까 항상 다른 등산 코스를 찾을 수 있다.”

-위험에 처한 적은 없었는지.
“옛날에는 등산로가 헷갈릴 때가 있었다. 지금은 국립공원에서 등산로 정비를 잘해놔서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악천 후라면 초보자가 조난할 수 있겠지만, 그런 단계는 지나갔다. 산행에서 크게 애로사항을 느낀 점은 없다.”

-지리산 환경 상태에 대해 지적한다면.
“환경 훼손은 옛날보다 덜하다, 국립공원이 지속적으로 방지대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다만 어쩌다 일부 몰지각한 단체 관광객들의 비지정 탐방구역에 난입하는 것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들은 산에 대한 지식이 무지해 자신도 모르고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이들은 국립공원 단속도 피해가고 있다. 조만간 무인카메라를 설치한다는데 이런 방법을 활용해서라도 적극적인 단속을 펼쳐야 한다.”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가 거론되고 있다.
“산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자연은 보전하는 것이 좋겠다. 지자체에서는 지역경제를 들고 나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니까, 욕심을 내자면 케이블카 설치 이전처럼 보전관리가 되고 지역 경제에 도움도 된다면 모르지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힘닿는데 까지 산에 다닌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 서울서 보면 지리산을 접근하는 경로가 남원이나 구례로 몰려있다. 산청 중산리는 천왕봉에 오르는 가장 단거리 코스다. 이런 여러 경로를 알리는 일도 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리산 환경보전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홍보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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