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학은 실천을 통하여 그 빛을 발한다

산청시대 2023-11-17 (금) 23:31 6개월전 485  
필자의 친구 안병호 장군이 그의 회고록 <파란별담>波瀾別談을 23년 7월에 출판했다. 그가 술회한 바에 의하면 육사 시험 볼 때 면접시험관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라고 물어 “남명 조식 선생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선생은 유일로 추천받아 여러 차례 왕의 부름을 받았지만 벼슬에 나가지 않았다. 선비가 수기修己하면 당연히 치인治人의 단계로 가서 학자 관료인 사대부가 되는 것이 상식인 그 당시에 선생은 그 길을 거부하고 재야 지식인을 선택한 것이지요. 경敬으로 나를 밝히고 의義로 나를 던진 남명 조식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이유입니다.’(<파란별곡> p481 2023. 7. 8. 휴먼북스)라고 말했다. 그 외 여러 명사의 덕담에서도 ‘선비 장군’ 혹은 ‘남명 사상’이 배인 장군이라는 찬사가 많이 보인다. 

그의 고향은 진성晉城이며 광주 안씨다. 고성, 함안, 의령 등지에 살았던 남명 학파의 후예일 것이다. 조선 후기의 남명학파로 들어난 가문의 후예인 것이 분명하다. 어릴 때부터 들은 바가 있길래 ‘존경하는 분은 남명 선생이’라고 서슴없이 말했을 것이다. 강우 지역이나 강안 지역의 대부분은 남명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와서 부정할 사람 없을 것이다.
안 장군은 졸저 <남명의 후예로 살아가기> 출판기념회 때에 와서 시를 낭송해 주었다.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정신과 군사학 이론을 든든히 무장 한데다가 문장에 능한 드문 참 군인이다. 그가 고민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나의 가슴을 두드린다.

산천재에서 한국선비문화연구원으로 내려가는 아름다운 산책로로 조금 걸어가면 인조동산 위에 반송盤松 한 그루가 서 있다. 
소나무 밑에는 시를 새긴 와비臥碑 하나가 서 있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 개원기념 식수’라는 글 밑에 한시漢詩 한 수가 새겨져 있다.
 
院畔栽松效敬義원반재송효경의 연구원 둔덕에 솔을 심고 경의정신 본받아서,
靑衿日夜面提行청금일야면제행 젊은 선비 밤낮으로 지극정성 가르치네.
先師學德於斯播선사학덕어사파 남명 선생의 학문 덕행 여기에서 전파되니,
四海何人不共鳴사해하인불공명 천하의 어느 누구인들 공명하지 않겠는가?

원장 박병련과 연구위원 손병욱, 권인호, 이종욱, 한명기, 강구율, 정우락, 신병주, 사재명, 오용원, 김학수, 강문석, 사무국장 조구호. 2017년 4월 1일

위와 같이 기록되어 있다. ‘남명학연구원’의 여러분 들이 새겨 세운 것이다.
하나하나 기록이나 유적이 만들어져 쌓여간다. 지나간 세월, 현재의 작업들, 미래에 만들어져갈 과제들이 모두 유적이 될 것이다.
사리 마을에 남명선생이 처음 들어오실 때는 몇 집이나 살았을까? 
뇌룡사雷龍舍(남명 선생이 살던 집)는 언제 없어졌는지 모르지만 그 자리에 종택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자리에 남명기념관이 들어서 있고, 별묘別廟(부조묘不?廟)와 여재실如在室이 기념관 옆에 잘 보존되어 있다.
 
10월 27일 남명학연구소에서 학술 대회가 있었다. ‘면우 곽종석의 학문과 사상’에 관한 발표인데, 전병철 교수의 ‘면우 곽종석의 남명학 이해와 학술사적 위상 규명?남명 조선생 묘지명에 관한 분석을 중심으로’가 오후 첫 시간에 발표되어 들었다. 
‘남명 조선생 묘지명’은 현재弦齋 조용상曺庸相의 요청으로 면우가 쓴 것이다. 남명선생을 형용한 글은, 행장, 행록, 묘갈명, 신도비명은 이미 당대의 기록이 있지만, 묘지명은 없었으므로 부탁해서 받은 것이다. 남명선생을 형용한 글은, 성대곡의 묘갈명, 송우암의 신도비명, 곽면우의 묘지명을 3대 문자라고 회자되고 있다.

위의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면우가 지은 묘지명의 명銘을 인용하고 있다.
  
인지지아人之知我                              나를 아는 사람은
춘풍지락春風之樂                              봄바람 속에 있는 듯 즐겁고,
호해지호湖海之豪                              드넓은 호해 같은 호걸이라 했네.
인부지아人不知我                              나를 모르는 사람은
뇌수지청雷首之淸                              백이처럼 맑으며
부춘지고富春之高                              엄자릉 같이 고상하다고 했네.
아즉유지我則有志                              내가 품은 뜻이 있었으니,
행이위균천지소소行而爲勻天之簫韶   도를 실현하여 성왕의 태평성대를 만드는 것이라네.
아즉무민我則無憫                             나는 근심하지 않았으니,
장지위루항지단표藏之爲陋巷之簞瓢  자신을 감추어 누추한 마을에서 가난한 삶을 살았네.
유혁신명有赫神明                             빛나는 신명이어!
태극지령太極之靈                             태극의 영묘함이네.
경의만고敬義萬古                            영원한 경의여!
일월지정日月之晶                            일월의 밝음이라네.
천인리사본무간天人理事本無間        하늘과 사람, 이치와 일, 본래 간극이 없으며,
명성박약비이도明誠博約匪二途       명선과 성신, 박학과 약례, 두 갈래 길이 아니라네.
질왕사래質往俟來                           이전 사람에게 묻고, 올 사람을 기다려도,
지아자천호知我者天乎                    나를 아는 이는 하늘 뿐이로다!

‘면우는 이와 같은 명문銘文을 통해 남명에 대한 이해와 평가, 남명이 품은 뜻과 선택한 삶, 남명이 추구한 학문의 목표와 이룩한 경지 등을 밝힌 뒤, 그 옛날 공자가 ‘나를 아는 이는 하늘 뿐이로다.’라고 만감어린 말로 탄식한 것을 인용하여 끝을 맺었다.’(‘면우 곽종석의 학문과 사상’<면우 곽종석의 남명학 이해와 학술사적 위상 규명> 전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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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름대로 산천재에 다시 와서 느낌을 서술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전병철 교수의 학술 발표를 듣고 말문이 막혔다.
지금 남명학의 실천적 학풍이 진주를 k-기업가 정신의 뿌리가 되었다는 연구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9일부터 3일간 ‘k-기업가 정신 진주 국제포럼’이 열렸고, 10월 20일에는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남명사상, k-기업가정신의 뿌리’라는 국제 학술회의가 열렸다.

이제 남명학은 ‘학문은 실천을 통하여 그 빛을 발한다’는 슬로건이 이제 발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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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명 / 남명진흥재단 이사​​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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